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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과 순종
당신이 회개하신 때부터 성 프란치스코께서는 현명하게도 주님의 도움을 얻어 자신의 생활과 이 집 곧, 작은 형제회라 불리우는 당신의 형제회를 든든한 바위 위에, 말하자면 극도의 겸손과 하느님의 아들의 가난을 기초삼아 세우고자 결정하셨습니다.
그분은 이 형제회를 극도의 겸손 위에 세우셨습니다. 형제들이 증가하기 시작하던 초창기부터 성인은 형제들이 나환자를 돌보기 위하여 나병원에서 살도록 분명히 하신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동시에 지원자가 들어오면, 그들이 귀족이거나 평민이거나를 막론하고, 나환자들에게 봉사하고, 그들의 병원에서 생활하는 등 기타 다른 일에 종사하도록 배려하셨던 것입니다.
그분은 극도의 가난 위에 형제회를 세우셨습니다. 우리가 회칙에서 읽을 수 있듯이, 형제들은 그들의 집에서도 "순례자나 나그네처럼 살고, 하늘 아래서는 아무것도 가지기를 원하지 말고, 오로지 거룩한 가난에 애착하라"고 하셨던 것입니다. 이 때문에 주님은 형제들이 이 세상에 사는 동안에는 음식과 덕행으로 육신을 먹이시고, 후세에는 그들에게 하늘 나라를 보장해 주시고 형제들의 유산이 되게 해주신다고 하셨습니다.
또한, 당신 자신을 위해서도 그분은 완전한 겸손과 가난을 기도로써 선택하셨습니다. 그분은 하느님의 교회에서 위대한 분이셨지만, 당신의 자유로운 선택을 통하여 교회에서뿐 아니라 형제들 가운데서도 하찮은 사람으로 인정받으려 하셨던 것입니다.
어느 날, 그분이 주교관 앞에 있는 광장에서 떼르니 사람들에게 강론하고 계실 때, 판단력 있고 영적인 그곳 주교님이 강론을 듣고 계셨습니다. 강론이 끝나자 그 주교님이 일어나셔서, 다음 몇 가지 권고 말씀을 하셨지요. "교회가 창설되어 세워지던 때부터, 주님은 항상 말과 표양으로 성장시킬 거룩한 사람들을 주셨습니다. 오늘에는 가난하고 겸손하고 그리고 배우지 못한 이 사람들을 통하여 사실을 깨우쳐 주셨습니다(이 말을 하시면서 그 주교님은 군중에게 손가락으로 프란치스코를 가리켰습니다).
주님은 어느 백성에게도 이같이 않으셨지만, 여러분들이 주님께 대한 사랑을 유지하고 주님께 영예를 드리며 죄로 물들지 않는 것은 사실 그분의 은혜입니다."
그리고 주교님은 백성에게 말씀하시는 곳에서 내려와 성 프란치스코와 함께 주교좌 성당으로 들어가셨습니다.
"주교님, 사실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 세상에 사는 어느 누구도 오늘 주교님이 베푸신 영광을 저에게 주지 않았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저 분이 성인이시다!' 함으로써, 창조주가 아니라 피조물에게 영광을 주고 거룩하다고 했습니다. 반대로, 주교님은 판단력을 가지시고 무엇이 근본이며 무엇이 값진 것인지를 구분해 주셨습니다."
성인을 극구 찬양하고 그분의 성덕을 이야기할 때마다 그분은 가끔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나는 아들이나 딸을 얻을 수 있을는지 확신을 가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분은 덧붙여 말씀하셨습니다. "만일 어떤 기회에, 주님께서 맡기셨던 보물을 빼앗아 가신다면 무엇이 나에게 남겠습니까? 이 몸과 영혼? 불충한 사람들은 가진 것도 많습니다. 만일 강도나 혹은 불충한 사람들이 나와 마찬가지로 주님으로부터 많은 은혜를 받았다면, 그들은 나보다도 더 하느님께 충실해야 한다고 나는 믿습니다".
그분은 또 말씀하셨지요.
"우리 주님이나 거룩한 동정녀를 그리는 미술가는 그분들께 영광을 드리고 또 우리 마음에 그분들을 회상시켜 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림은 나무와 물감 그 이상의 보상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하느님의 종은 그림과 같습니다. 하느님은 당신이 축복하시고 그 피조물로부터 영광을 받으시는 것입니다. 창조물은 나무와 물감과 같이 그 이상의 보상을 요구해서는 안됩니다. 영예와 영광은 오로지 하느님에게만 드려야 합니다. 우리가 가져야 할 것은 오직, 우리가 살아온 그만큼의 수치와 창피뿐입니다. 우리가 사는 동안 은총을 거슬렀기 때문입니다."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의 발자취' 중에서―
☞ 책 출처: <하느님의 섭리와 은총,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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